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2014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를 공식 인정, 이문항을 모두 정답처리 함에 따라 전년도 입학전형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이 문항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작년에 이미 대학에 불합격 하는 데 이어 올해 정시 모집을 앞두고 성적 재산출에 따른 추가합격 여부가 결정돼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문제제기가 됐을 당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평가원은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검토한 결과를 138개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 317건 모두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고 지난해 11월 18일 밝혔다.
그럼에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 논란이 계속되자 11월 20일 다시 설명자료를 내고 해당 문항에 대해 이의 신청자는 2명이고 이의심사 실무위원회 심의와 외부 전문집단의 자문 결과 '정답에 이상 없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론과 교육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현직 지리교사 1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서 응답자의 83.2%가 '출제오류'라고 답했다.
이에 수험생 59명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 이 중 22명은 1심 패소 후에도 항소까지 해 끝까지 문항 오류를 주장했다.
당초 교육부 내부에서는 1∼2심 판결이 서로 달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의 질타가 이어졌고 여론까지 악화돼 교육당국은 대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쏟아질 비난을 의식, 결국 2심 판결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보다 면밀하고 정확한 수능 출제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더 이상 사법부의 최종판단을 구하기보다는 교육적 해결책을 강구하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며 상고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당국의 문항 오류 인정으로 수능이 도입된 1994년 이래 처음으로 출제 오류로 대입결과가 뒤집어지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식으로 재산정을 해야 하지만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답자 1만8884명 중 등급이 오르는 학생은 4800여명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입학전형 성적이 아깝게 커트라인에 미달해 떨어졌다가 성적 재산정으로 합격하게 될 학생이 몇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2015학년도 입학전형이 진행되는 시기에 전년도 입학전형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대학으로서 행정부담이 만만치 않고 피해 학생 역시 심적 동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평가원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등과 함께 전문가협의기구와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피해학생을 구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제절차는 세계지리 성적 재산출-대학 입학전형 재진행에 따른 추가합격 여부 결정-정원외 추가 입학·편입학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라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성적 재산출은 11월 중순, 추가 합격 여부는 올해 정시 원서 접수일인 12월 19일 전까지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