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점을 다 죽인 사람들이 양심이 있으면 그나마 돌아갈 수 있는 여지는 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한국서점연합회 박대춘 회장은 온라인 서점들의 오프라인 진출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반응했다. 최근 들어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와 예스24는 오프라인 공간을 속속 오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지하에 ‘북파크’를 열었다. 전용면적 424.80㎡(약 130평)의 ‘북파크’는 독자와 저자가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문화공간으로 도서대여 및 현장수령도 가능하다. 예스24도 지난달 30일 신논현역에 ‘크레마 라운지’를 오픈했다. ‘크레마 라운지’에서는 예스24의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원’과 ‘크레마 샤인’을 체험할 수 있고 매주 한 권의 종이책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이달 중에는 픽업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서점들이 오프라인에 진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예스24 관계자는 “온라인 서점이다 보니 전자책 단말기를 독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접점이 없었다. 그래서 전자책 체험관을 열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관계자 역시 “독자들과 소통할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고, 오프라인 공간 자체가 브랜드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예스24 ‘크레마 라운지’에서는 매주 한 권씩 종이책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며, 인터파크의 ‘북파크’에서는 ‘북파크’ 내에 비치된 전자기기 및 단말기에서 책을 결제하면 바로 현장에서 수령 가능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사실상 오프라인 서점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책 대여점과 문화행사만을 하겠다는 인터파크가 약속을 깨뜨렸다”며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 시장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마저도 온라인 서점들이 빼앗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곧 아마존이 들어오는데 대형 온라인 서점들의 오프라인 판매가 뚫리면 이것이 그들에게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집회를 해서라도 오프라인 판매 행위를 철저하게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