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들의 영어 실력이 세계 24위로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으며, 이웃나라인 일본은 26위에 머물렀다.
글로벌 교육기업 EF 코리아는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비영어권 국가 63개국 75만명의 2013년 EF 영어시험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제4차 EF 영어능력지수(EF EPI: English Proficiency Index)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 현재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아시아 국가인 인도(25위)와 인도네시아(28위)는 지난 7년 간 각각 6.19점, 7.96점이 향상된 수치인 반면, 한국은 오히려 0.57점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발표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말레이시아는 현재 63개국 중 12위로 싱가폴을 제치고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18세-24세 EPI 평균이 글로벌 평균보다 3.63점 이상 높아 아시아에서 싱가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25-34세 연령대에서는 수준이 급격히 하락해 전세계 평균을 밑돌고, 35-44세 그룹에서는 아시아 평균보다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18-24세 젊은 성인에서 커리어 활동이 왕성해지는 35-44세로 갈수록 영어 실력이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글로벌 추이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문법과 어휘 암기에 의존하는 한국의 입시형 영어 학습법은 실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고, 기업들이 직원 선발 시에 영어를 주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데 반해 실제 업무상에서는 영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한 “서울의 영어실력이 주변 국가나 도시에 비해 발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영어 교육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 중 하나이지만 이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히 전세계에서 유럽 국가의 영어 능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준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년 간 7점 이상 큰 폭으로 EPI 지수가 향상된 경우를 살펴보면 폴란드와 헝가리는 대대적인 제도 개편으로 외국어 의무 교육을 강화했으며, 스페인은 초등학교를 이중 언어 교육 목표로 전환해 학생들의 일과 중 30%는 영어를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맥코믹 박사는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해 “공교육이 어떻게 해야 높은 영어 점수를 받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사교육이라도 이를 보완해서 영어 소통능력을 늘리는데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사교육도 점수와 결과를 위해 존재하면서 한국 성인들의 영어 실력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