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사랑방 문화가 발달한 덕택이지요.”
2009년 시작돼 올해 초까지 시즌 5를 거듭해온 ‘김제동 토크콘서트’가 200회를 앞두고 있다. ‘김제동 토크콘서트’는 원조격으로 토크콘서트의 열풍에 기폭제 역할을 해온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해왔다. 새 시즌을 여는 12월 서울 공연도 매진 행렬이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원래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민족이기도 하고요.” 그는 사랑방 문화와 무속 문화를 이야기의 힘에 빗대었다.
“사랑방 문화는 이승에 있는 사람을, 무속 문화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시켜줬지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재미있는 일을 겪었을 때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속상하잖아요. 거창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사회자는 무당이 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제동은 “제 능력도 있긴 하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힘이 발현 된 것이 토크콘서트”라고 창의적으로 흥행 원인을 분석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금에 이르게 한 원동력으로 관객에 공을 돌렸다.
“관객에게 200번이나 좋은 풍경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어요. 무대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보면 굉장히 장관입니다. 함께 박수 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기타 한줄한줄 튕기다보니 1000회가 됐다’는 고 김광석의 1000회 공연 소감처럼, 저 역시 마이크 들고 한 마디 한 마디 하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말이지요.”
김제동은 “무대 위에서 관객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기분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제동은 천생 이야깃꾼이다. 소셜테이너인 그의 토크콘서트에는 일상, 지인 이야기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소재를 가리지 않고 담는 점이 차별화됐다.
“좌나 우나 진보, 보수를 떠나 시민들의 주장을 하기엔 치열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사회자로선 축복인 시대고요. 재밌는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가운데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할 것이나, 기계적 중립에 서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없어질 테니까요. 제 말 앞에 누군가를 굴복시키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요.”
이처럼 소박한 말투이지만 누구보다도 간절히 소통을 원해온 진심이 있기에 김제동의 토크콘서트가 저력이 있고 수많은 대중이 환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