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내년 중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의 최대 피해국으로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이 지목됐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3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고 24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 여파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것이 해당 국가의 회복세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반대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면서 “경상수지의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리키는 경제 방향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지난해 중반 한바탕 극심한 변동성을 겪어야 했다. 연준이 그간 시행했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처음 나온 영향이었다. 당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신흥시장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경상수지 적자는 크게 늘었으며 증시는 물론 환율이 요동쳤다.
이와 관련해 뉴먼은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저축률이 낮아졌다면 이는 곧 자본 배치 실패에 따른 비효율성이 늘어났다는 것이며 재정적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HSBC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는 2008~2013년 전반적인 경상수지 흑자에도 투자는 늘고 저축률이 낮아지면서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한국과 싱가포르, 대만은 중국과 반대로 저축률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앞의 세 국가에 비해 재정적 취약성이 덜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극심한 변동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인도는 투자대비 저축률이 커졌다고 뉴먼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가 개선돼 미국 금리 인상에 전보다 덜 취약해졌다는 평가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저축률이 투자보다 낮아 경상수지가 악화됐다며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이러한 관측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팀 콘든 ING파이낸셜마켓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도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금융시장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 들어 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액은 지난 1분기 72억 달러를 시작으로 2분기 734억 달러, 3분기 815억 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홍콩 역시 경상수지 균형에서 위험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콘든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