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년만에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매입 결정을 내리자 시장의 관심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이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보통주 165만주 (발행주식의 1.12%), 우선주 25만주 (1.09%)에 대한 자사주 취득할 계획이다. 취득 예상 기간은 2014년 11월 27일부터 2015년 2월 26일까지이며, 보통주 119만원, 우선주 91.9만원 기준시 총 취득금액은 2조 193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직전 자사주 취득은 지난 2007년으로 이번 자사주 취득은 7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갑작스런 자사주 매입을 놓고 시장에서는 갖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이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흘러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기주식을 매입한 후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지분 교환을 거쳐 대주주의 지배를 받는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통제하는 구조로 만든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빠른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경영활동에 있어서도 과감한 변화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실시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의도가 어찌됐든 향후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순현금은 증가하고 있었다”며 “이에 주주가치 재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는데 기대에 충족하는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으로 주가 상승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 세계 전기전자(IT) 업체들보다 저평가된 이유는 높은 현금 창출력에도 주주 환원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결정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시작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며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이 주가 부양책으로 작용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
금융투자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취득한 사례는 모두 10회이며 이중 자사주 취득 기간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3차례에 그쳤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시행된 자사주 취득발표 및 취득 기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자사주 취득이 주가를 상승시키지는 못했다”며 “수급 측면에서 자사주 기간 동안에 외국인들은 매수보다는 매도 기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이후로는 자사주 취득기간에 외국인들은 적게는 1.7%, 많게는 3.4%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는데, 자사주 취득기간이 1~2개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취득기간에 상당히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자사주 취득 이슈보다는 향후 배당금액과 4분기 실적에 관심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원은 "실상 외국인들이 진짜 기대했던 주주환원 정책은 자사주 취득보다는 배당 성향의 확대를 통한 주당 배당금의 증가"라며 "따라서 시장은 자사주 취득 이후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 성향 및 주당 배당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