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가운데 회사의 이런 결정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전날 삼성은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7년 이후 7년 만의 자사주 매입으로 매입 규모로는 역대 두 번째다.
밥 오도넬 테크어날리시스 리서치 설립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힘든 상황에 있다”면서 “회사를 둘러싼 여러 우려를 상쇄하는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신뢰를 준다”고 말했다.
삼성의 2011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극심한 경쟁 탓에 그룹의 전체 실적을 이끄는 모바일 사업부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3분기 삼성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1% 급감한 39억 달러(4조1000억원)를 기록해 201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년간 투자자들은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고 회사 현금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높은 주주 보상을 요구해왔다. 회사의 현금 보유량은 6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로저 케이 엔드포인트테크놀로지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삼성은 미국기업들이 현금 보유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법을 모방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많은 미국 IT 기업들이 이미 성장한 상태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할 때 이러한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막대한 현금 보유분 일부를 자사주 매입에 쓰는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애플은 지난 4월 자사주 규모를 지난해 600억 달러에서 900억 달러로 늘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