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특수' 사위 덕에 윤영달 회장 웃었지만… 증설은 '글쎄'

입력 2014-12-02 10:34 수정 2014-12-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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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모기업 크라운제과 3주만에 50% 상승…신정훈 대표는 고민 중

▲왼쪽부터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해태제과 신정훈 대표이사
사위 덕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모처럼 웃었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가 ‘허니버터칩’ 출시 110일만에 1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제과업계 30년만에 초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윤 회장의 외동딸 자원씨와 결혼한 재원으로 지난 2005년 해태제과에 상무로 입사해 이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해태의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는 허니버터칩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일 18만5000원(종가 기준)에서 21일 28만3000원으로 50% 이상 급등했다. 1일 현재 23만8000원으로 약간 고개를 숙였지만 전문가들은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계속될 경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주가도 오르고 ‘마이쮸’ 이후 대박상품 출현으로 윤 회장은 연일 싱글벙글이다. 하지만 정작 신 대표는 최근 새로운 고민에 휩싸였다. 여세를 몰아 감자칩 시장 1위를 꿰차야 하지만 주변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니버터칩이 국내 감자칩 시장에서 1등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대 두 배 이상 판매량을 끌어 올려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포카칩은 지난해 8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개월 판매량을 단순 산출할 경우 약 220억원어치로, 허니버터칩보다 두 배 이상 큰 액수다.

물론 허니버터칩의 상승세로 봤을 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허니버터칩은 8월 출시 후 3개월 만인 11월 8일, 약 100일 만에 매출 50억원을 찍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입소문을 타고 정확히 열흘 뒤 매출 53억원어치를 더 팔았다. 무서운 상승세다.

그래도 허니버터칩이 연간 판매액 기준 1위에 오르려면 안정적인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태제과는 현재 24시간 3교대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현재의 폭발적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라인 증설이나 공장을 신축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1~2년 가량 걸리는 인프라 구축 기간 동안 제품의 인기가 식어버린다면 투자한 비용만 날릴 수 있다.

(사진=이투데이DB)
신 대표는 꼬꼬면의 뼈아픈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꼬꼬면은 한 달에 2000만개씩 팔리며 농심의 신라면을 넘봤지만 열풍은 6개월만에 식었다. 수요에 맞추기 위해 신축했던 팔도 공장은 현재 꼬꼬면을 비롯한 라면 브랜드와 PB라면 등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라인증설이나 공장 신축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일단 현재 생산시설을 이용해 최대한 수요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제품의 거센 도전도 신 대표에겐 새로운 걱정거리다. 벌써부터 경쟁업체들이 관련제품 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기획부터 제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2년 이상의 노력이 미투제품 출시 한 방에 흔들릴 수도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제과업계에서는 초코파이나 조리퐁 등 초대박 제품이 거의 나온 적이 없다”며 “연구개발은 등한시 한 채 유행을 좇으려는 업계 관행이 한몫을 했는데, 이번에도 미투제품이 범람하면 허니버터칩의 신화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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