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래창조과학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2개월에 대한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통계치 등 근거들을 동원해 성과를 도출하다보니 결과는 그럴듯했습니다. 두드려 맞기만 했던 단통법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고 “시장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미래부가 발표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선 이동전화 가입자 추이를 살펴보면 11월 일평균 가입자 수는 5만4957명으로 단통법 시행전인 지난 1∼9월 일평균(5만8363명) 대비 94.2%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합니다. 또 요금수준별 가입 비중도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줄고, 중ㆍ저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증가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단말기 출고가 역시 서서히 인하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갤럭시노트3, 갤럭시S4, G3 인하율은 이통3사 평균 각각 8%, 7.9%, 11.1%로 평균 7만~8만원 가량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소비자들을 직접 대하는 유통점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지원금 축소와 위약금 확대로 통신비는 오히려 상승헸고 통신시장은 냉각기에 빠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래부가 발표한 성과 항목 하나하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까지 했습니다. 하루에 수십만 고객을 만나는 유통점의 인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우선 미래부가 발표한 가입자수 등의 실적회복에 대해서는 “11월 초 아이폰 대란과 팬택 아이언2 대폭 가격인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법 개정 이전 영업정지 기간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제시한 수치는 의미가 약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통신비 인하는 저가 요금제 이용자가 극히 적어 전체적인 인하 효과가 없으며 단말기 출고가 인하 흐름 역시 “통신사와 유통점이 피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떨어뜨린 팬택 베가아이언2 등 소수 모델에 해당되며 인기 있는 고가 신제품 모델에 대한 할인이 극히 미비하다”고 합니다.
협회의 이 같은 반박은 결국 단통법이 마치 안정된 것처럼 곡해돼서는 안되며 단통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실제 그들은 “지원금 상한을 폐지하고 요금제 구간에 최대한 지급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며 “15개월 이상이 된 단말기에 대한 위약금 부담을 현실화하고 규제기종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발표한 성과가 무의미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괴리감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러 수치로 “잘하고 있다”고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좋지만, 현장을 찾아 유통점과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입장이 직접 돼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보여주기 식 형식적 절차’의 현장방문이 아니라, 진심어린 현장과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