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예보)가 현재 보유 중인 한화생명 지분 매각 검토에 나섰다.
앞서 예보는 지난 2012년 10월 매각을 추진했지만 주가가 공모가인 8200원을 밑돌면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화생명 주가가 자사주 매입 효과 등에 힘입어 공모가를 웃돌자 지분 매각에 대한 본격적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매각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UBS증권을 통해 기관들의 수요 예측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예보는 검토 작업에 나선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30%) 매각은 무산됐으나 올 초 계획한 가교저축은행, 제주은행 등 주요 지분 매각이 완료돼 이미 올해 계획한 공적자금 회수도 착실히 이행된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예보가 보유 중인 한화생명(24.7%)의 지분 가치는 8일 종가(7980원)로 1조7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파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과거 자사주를 매입했던 2011년에도 3개월간 2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있다”며 “기재부도 올 초 계획을 밝힌 부채 감축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최근 기업은행 지분에 대한 블록딜을 성사시킨 만큼 예보의 한화생명 지분 매각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M&A와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 등을 통해 대부분 지분을 털어내고 현재 24.75%의 잔여지분을 보유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과거 대비 한화생명의 주가가 많이 오른 데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도 타이밍만 맞으면 지분 매각 방안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 국내외 기관들의 의견을 받고 있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시장 상황과 가격, 수량 그리고 펀더멘털 측면에서 검토작업을 더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분 매각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