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절반 이상이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며 스스로 삶의 터전을 개척해 왔다. 더구나 농업을 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 농업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낙농업과 원예산업을 일구기도 했다. 특히 농식품 수출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자랑하고 있다.
네덜란드 농업의 성공 요인은 ‘푸드밸리, 세계적 수준의 농업생산성, 물류의 중심 로테르담 항만’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와게닝겐 대학을 중심으로 식품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푸드밸리’는 네덜란드의 농업발전과 수출산업화의 원동력이다.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는 ‘푸드밸리’는 네덜란드 국가 경제에도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부가 식품 개발과 농식품 수출 확대를 통해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마련하고 미래성장산업화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한·중 FTA를 통한 13억 중국 거대 시장의 문이 열려 있다. 특히 채소, 과실류 등 검역장벽이 높아 당장 수출하기 어려운 품목도 식품으로 가공할 경우 검역장벽을 피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된다.
농식품 수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국내에도 네덜란드 푸드밸리처럼 연구개발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중심으로 하는 식품산업단지인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동북아 식품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식품시장 선점을 위해 전북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국내외 선도기업들과 연구소들이 모이도록 해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해낸다는 계획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식품의 안전성을 위해 식품품질안전센터를 설립하고 기능성평가센터, 식품패키징센터 등 식품기업 연구개발을 위한 종합지원 시설을 갖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개발 비용과 리스크를 줄여 고부가 신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소 식품기업의 연구개발과 시제품생산 전문기관인 파일럿플랜트를 최첨단으로 구축하고 임대형 공장을 설립해 기업·연구기관과의 네트워킹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업지원시설을 통해 식품기업들은 세계 식품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강력한 핵심기술을 갖게 될 것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무엇보다 개발된 신제품을 동북아 등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해외 수출시장 정보 제공 및 수출검역 등 농식품 수출지원 원 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식품수출거점기지’ 구축을 통해 농식품 글로벌 수출산업단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화 전략과 수출 확대 전략을 통해 우리 농업과 식품산업의 상생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난 11월 24일 국가식품크러스터 기공식에서는 미국의 햄튼 그레인즈와 한국RPC협회, 중국 차오마마와 한국과수농협연합회, 하림과 전북인삼농협 등과 협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약식도 진행됐다.
이들 식품기업은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생산, 판매 및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필요한 국산 농산물의 구매를 늘리기로 했고 생산자 단체들은 이들 식품기업에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제 식품산업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할 때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우리 농업과 식품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세계 초일류 식품 강국으로 이끄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