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핵심 DNA가 삼성금융 계열사에 이식된다.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수준의 IT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삼성금융 계열사들에 대한 DNA 이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에 총 4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ERP시스템 구축은 내년부터 오는 2017년 2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RP시스템이란 기업 전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IT시스템이다. 정보의 통합을 위해 기업의 모든 자원을 최적으로 관리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보 접근 방법을 최적화시켜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도구다.
기업의 모든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ERP는 회계, 재무, 영업, 고객, 운영, 관리 등 기업의 전 업무 영역을 포괄한다. 특히 ERP는 최적의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분석해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은 빠른 시간내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글로벌 ERP시스템 구축으로 실시간 수준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영기획부터 결과 분석까지 글로벌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RP시스템 도입은 삼성그룹이 계열사 혁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수준의 IT인프라를 갖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난 2012년 삼성에버랜드, 삼성코닝정밀소재·삼성정밀화학·삼성물산(건설 부문) 등이 1차적으로 ERP시스템을 도입했고 이어 삼성중공업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프로젝트에 착수해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이 ERP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에 도입됐던 글로벌 재무·물류 등 ERP 구축 노하우를 경영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특히 삼성전자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그룹 비금융계열사에 이어 삼성화재가 ERP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금융계열사들의 도입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계열사의 경우 ERP시스템의 금융솔루션이 국내 금융 환경 '적합성'측면에서 괴리감이 있어 도입이 미뤄졌다”며 “삼성화재가 도입하기로 함으로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