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의 협상 결렬로 BC카드의 복합할부금융 신규 판매가 중단된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이 새로운 구조의 복합할부 상품을 이르면 이달 중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은 카드사들의 일시적인 자금부담이 커지지만 고객 입장에서 대출 발생 시점이 한 달 뒤로 늦춰져 금리비용이 낮아지는 추가 혜택이 예상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 신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앞으로 현대차와의 복합할부 수수료율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복합할부 상품은 카드사와 가맹점 중간에 캐피탈사가 끼어들어 결제금액을 1~2일만에 카드사에 갚아주는 구조다. 캐피탈사가 끼지 않는 일반 상품들은 신용공여 기간이 한 달 정도지만 복합할부 상품은 신용공여 기간이 짧아 카드사 입장에서 연체 리스크가 없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카드사가 신용공여 및 대손관련 비용 없이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과도하다며 수수료를 0.6%포인트 이상 낮출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 등은 수수료율 인하를 막기 위해 신용공여 기간을 한달로 늘린 복합할부 신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압박에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5%로 합의했다. BC카드는 지난 3일 현대차와의 협상이 결렬돼 BC카드 고객들은 올해부터 현대차를 살 때 복합할부로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일시불이나 일반할부, 부품이나 서비스 구매 등은 예전처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지난해 BC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한 고객 중 복합할부 이용 고객은 전체의 5.6%, 금액으론 1000억원 가량이다.
한편, 2월과 3월 각각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서비스 재계약에 나서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기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각각 6000억원, 1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