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융개혁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금융업 진출을 통해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 Wechat)과 게임으로 유명한 텅쉰(腾讯 tencent)이 시동을 걸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텅쉰은 웨이신의 영어이름 위챗에서 딴 위뱅크(WeBank)란 이름의 온라인 전용 은행을 설립, 시험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위뱅크는 오프라인 지점을 전혀 두지 않으며 중소기업과 상인들 중심으로 대출 업무를 하게 된다.
리커창 총리는 텅쉰 본사가 소재한 선전(深圳)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온라인 은행을 통해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위뱅크 설립 자체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전통적인 금융업이 개혁하는데 있어선 큰 발걸음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이어 컴퓨터 키보드에서 리턴(return) 키를 쳐 한 트럭 운전수에게 3만5000위안(5600만달러) 규모 대출을 승인해줬다. 위뱅크의 첫 대출 승인이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역시 중국 최대 복합기업 푸싱국제(Fosun International)와 손잡고 온라인 은행 설립 인가를 얻어뒀으며, 바이두와 소녕가전(Suning Commerce Group) 등도 뮤추얼펀드 판매와 대출, 보험업 인가를 획득해 뒀다.
은행업의 온라인 및 모바일화는 국영 은행들이 대부분이었던 중국 은행업의 개혁에 불을 붙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영 은행들은 부동산, 광산업 등에 대해 과도하게 대출을 진행해 왔고, 이들 산업이 침체되면서 부실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국영 은행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중소기업 및 영세 상인들이 온라인 은행을 통해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 비제도권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의존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텅쉰과 알리바바에게 있어 은행업은 사실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모바일 메신저와 전자상거래 등으로 확보한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의 하나이며, 고객들이 쌓아 온 빅데이터를 활용해 리스크 파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