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로 올해 신흥시장의 판세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올해 유망한 신흥시장으로 인도와 터키, 대만을 꼽았다고 1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최근 신흥시장은 중국의 저성장과 함께 러시아 경기 침체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여러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는 인도와 터키, 대만 등 3개국의 경우 올해 이러한 리스크에도 신흥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한 것이다.
시저 매스리 골드만삭스 신흥시장 주식 전략 책임자는 “신흥시장에서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강한 미국 경제 성장,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전망 등에 따른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나뉘고 있다”고 면서 이 3개국을 승자로 지목했다.
터키와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은 지난 2013년 5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하자, 급격한 자금 이탈로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엄청난 변동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는 악화됐지만, 최근 저유가 상황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터키와 인도에 경상수지를 개선할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이들 국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이들 시장에 대한 매력이 커지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과 터키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8%, 8.25%로 동결했다. 최근 이들 국가의 물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양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열리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인도와 터키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도와 터키 시장은 각각 30%, 28% 상승했다. 지난해 MSCI신흥시장지수가 5%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성장세다.
주요 전자제품 수출국인 대만은 미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전자제품 수출 호조의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대만을 찾는 해외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산업과 개인 소비가 활기를 찾을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대만증시는 지난해 8% 성장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른바 ‘브릭스(BRICs)’로 불리는 러시아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은 올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롬바드스트리트 리서치의 슈웨타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점진적인 조정양상은 중국은 물론 브라질과 칠레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의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신흥시장은 저유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