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락과 함께 구리 가격 역시 14일(현지시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장중 9% 가까이 폭락하며 t당 5353.2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6월부터 유가가 60% 급락한 데다 구리 등 주요 상품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블룸버그상품지수는 6개월 동안 30% 빠졌다. 이날 장중에는 100 아래로 하락하며, 2002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세계 최대 자원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요 상품 가격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주요 투자기관 역시 상품 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지표 악화와 글로벌 수요 감소가 상품시장의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와 씨티그룹은 중국의 상품 소비 증가율이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상품 가격의 급락 가능성에 베팅했다.
씨티그룹은 유가 하락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상품에 대해서도 팔자주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구리 가격의 낙폭이 가파른 것은 거시적 전망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CRU그룹은 올해 중국의 구리 수요 증가율이 4%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수요는 5.5% 늘었다. 이는 2002년부터 10년 동안 평균 수요 증가율인 10%의 절반 수준이다.
춘란 리 CRU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중국의 수요 증가율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미 유가가 급락하고 있고, 거시적인 경제 그림도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