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전유물인 국내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서 제약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 제약사가 등장한 데다 국내 제약사도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자사의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연질캡슐(성분명 엔젤루타마이드·이하 엑스탄디)’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서 국내 남성 암 증가율 2위인 전립선암 치료에 새 지평을 열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제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엑스탄디를 위험분담제(환급형) 대상 약제로 지정, 지난해 11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 부담금이 보험적용 전 월 투약비용(1박스) 기준 약 400만원에서 보험적용 후 약 16만5000원으로 대폭 줄었다.
엑스탄디는 전립선암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의 수용체 신호전달을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약물로, 이전에 ‘도세탁셀(탁소텔 외 다수)’로 치료받았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출시된 전립선암 치료제 중에서 아스텔라스제약의 엑스탄디가 가장 먼저 건강보험 적용에 성공, 도세탁셀 이후 투여할 수 있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대웅제약이 바이오벤처기업 펩트론과 공동개발한 ‘루피어 데포주(이하 루피어)’가 일본 다케다제약의 오리지널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린 데포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간 같은 용량(3.75mg)의 제품만 비교해봤을 때, 루피어의 매출액은 이미 루프린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루피어는 전립선암·유방암·자궁근종·자궁내막증에 효과를 보이는 루프롤리드 성분의 항암제로, 서방형 분무건조 공법으로 제조됐다. 이 공법은 약물과 생분해성 고분자를 용매에 녹인 후 건조한 공기 속으로 내뿜어 인체 내에서 약물이 천천히 방출될 수 있도록 입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다.
또 종근당도 지난해 전립선암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자체 개발 물질 ‘CKD-830’에 대한 임상 1상 진입을 승인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국 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서 국산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