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획재정부 및 담배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1900원인 면세점 담뱃값을 2700원 수준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 달 16일과 20일 두 차례 면세사업자들과 담배제조사, 관세청 관계자들을 불러 면세담배 인상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면서 면세담배 가격인상에 대한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이 과정에서 면세 담뱃값 인상분 일정 부분을 공익기금으로 출연하도록 의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공익기금추진준비위원회(가칭)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인상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공익기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사용처와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인상안이 논의된 자리에서도 기재부는 공익기금을 어디에 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면세점 담배에 대한 공익기금 자율출연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황당해 하면서 “꼼수 증세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면세담배라는 것이 해외로 가져나간 뒤 국내로 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판매하는데, 여기에 공익기금의 이름을 붙여 세금을 걷는다는 것은 말이되지 않는다”며 “현재 담배업계 사람들 모두가 황당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올해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면서 국내 담배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는데, 여기에 면세담배에도 공익기금까지 출연하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공익기금도 일종의 세금으로 봐야 한다. 이런 조치는 업계에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