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준 회장 취약한 지분율…거미줄 순환출자 구조 = 동화약품의 최대주주이자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윤도준 회장 지분은 5.13%(이하 지난해 3분기 보고서 기준)에 불과해 표면상으로 취약한 지배구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윤 회장의 특수관계인이자 동화약품의 계열사인 동화지앤피와 동화개발이 각각 15.22%와 0.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고 윤 명예회장과 부인인 고 김순녀 여사가 사재를 출연해 2008년 4월 설립한 가송재단이 6.0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밖에 나머지 특수관계인인 윤 회장의 친인척 및 회사 임원의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은 31.51%에 달한다.
앞서 윤광열 명예회장은 지난 2010년 12월22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동화약품 주식 전량인 84만7525주를 가송재단에 증여한 바 있다. 이로써 가송재단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83만7900주에서 168만5425주로 늘어나게 됐다.
동화약품은 3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들과는 얽히고설킨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구성하고 있다. 윤도준 회장이 한자릿수 지분율로 동화약품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인 친인척들의 지분은 모두 합쳐도 9.4%에 불과하다. 따라서 계열사인 동화지앤피·동화개발·흥진정공, 그리고 가송재단을 이용한 거미줄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분율로 동화약품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미줄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동화지앤피 = 동화약품의 3개의 비상장 계열사 중 거미줄 순환출자 구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은 동화지앤피다. 동화지앤피는 포장재(유리병)를 제조하는 회사이며, 최대주주는 또다른 계열사인 동화개발로 19.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동화약품과 윤 회장이 각각 9.91%와 8.86%의 지분을, 가송재단이 10.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이 동화약품(5.13%)보다 동화지앤피에 더 많은 지분(8.86%)을 보유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이어 부동산 임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화개발은 동화지앤피가 최대주주로 46.0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밖에 동화약품과 또다른 계열사인 흥진정공이 각각 33.81%와 9.72%의 지분을 보유, 이들 3곳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지분율은 90%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흥진정공은 냉각기·방열판·병마개를 제조하는 회사로 동화약품과 동화지앤피가 각각 29.58%, 13.9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2곳의 지분율은 44%에 달하는데, 동화약품과 계열사가 또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아직까진 멀고도 험한 경영 승계 = 윤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인 친인척들의 지분은 모두 합쳐도 9.4%에 불과하다. 고 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윤도준 회장이 5.13%, 차남인 윤길준 부회장이 1.89%로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가운데 한창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윤 회장의 두 자녀 현경씨와 인호씨가 동화약품 안에서 향후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동화약품 이사인 현경씨와 지난해 초 회계 부서에 입사해 후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호씨는 각각 0.06%와 0.47%의 동화약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호씨는 지난해에 공격적으로 회사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인호씨는 누나인 현경씨보다 6795주(0.02%P)를 많이 보유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1월13일 회사 주식 10만5200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취득하면서 보유 주식수는 기존 2만2425주(지분율 0.08%)에서 12만7625주(0.46%)로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7월말에는 추가로 3812주를 장내 매수하며 인호씨의 보유 주식수는 13만1437주(0.47%)로 늘어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오너일가가 낮은 지분율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들을 만들고, 그 계열사들이 동화약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라며 “향후 4세 경영체제를 무리없이 구축하기 위해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