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한국은 성형대국”…오명의 책임은 미디어에 있다 [오예린의 어퍼컷]

입력 2015-02-1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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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는 괴로워’ 포스터

평창올림픽을 정확히 3년 앞둔 9일, IOC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위해 운영하는 사이트에는 ‘한국에 대해 당신이 몰랐을 11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산낙지를 먹는다’, ‘음력설을 쇤다’, ‘여자골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라는 일반적인 것부터 ‘남자들이 흔히 화장을 하고 다닌다’, ‘한국의 미혼 남녀가 일주일에 두 번 소개팅을 한다’는 등의 다소 과장된 내용들도 적혀있었다. 가장 우리의 눈길을 끈 내용은 바로 ‘한국여성 5명 중 1명이 성형수술을 한다’는 것이었다.

JTBC ‘팩트체크’ 보도에 따르면 이 내용은 정확한 수치가 아닌 우리나라의 한 시장조사기관이 2009년 5월 수도권거주 만 19세~49세 남녀 1174명을 대상으로 여성 응답자 19.7%가 “성형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라는 설문조사의 결과였다. 수치는 과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성형공화국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토픽으로 다루어진지 오래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모와 몸매가 곧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인식을 확산시킨 가장 큰 원인은 미디어다. TV프로그램에는 성형이야기가 넘쳐난다. 연예인들은 방송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형 이야기를 꺼내며 가벼운 웃음소재로 삼는다.

심지어 성형을 당연시하기도 한다. 개그프로그램에서는 마치 못생긴건 악, 예쁜건 선으로 치부하고, 음악프로그램에서는 특정 신체부위나 선정적인 행위등을 강조하며 청소년들에게도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 특히 성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은 메이크오버 프로그램들이다. 일반인 참가자들의 외모 콤플렉스를 부각시킨 후 성형수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신성형을 시킨다. 방송프로그램들은 각각이 가진 개성의 미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미가 예쁘고 우월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러한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대중은 성형이 곧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인식한다.

성형을 부추기는 미디어는 이미 수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미디어는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대중에게 인식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성형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한 연예인들과 프로그램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한다. 프랑스 의회가 추진한 ‘포토샵 금지법’과 같은 법안을 도입시키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불명예스러운 ‘성형 공화국’의 낙인에는 분명 미디어의 책임이 크다. 미디어의 심각한 자기 반성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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