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이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 등 미래차 개발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애플은 ‘타이탄(Titan)’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는 미니밴을 설계 중이며 프로젝트팀 규모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계획은 포드에 오래 근무했다가 애플로 옮겨 아이팟과 아이폰 설계 분야에서 일해 온 스티브 자데스키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약 1년 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 계획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타이탄팀 관계자들은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등 자동차 제조를 맡을 능력이 있는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애플 사무실이 모여 있는 본부 건물과 따로 떨어진 곳에 타이탄 팀은 별도 개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후 팀 규모가 1000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는 타이탄팀이 자동차 제조와 관련 로봇기술, 금속, 재료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 전기차 개발 인원 중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구개발(R&D) 책임자로 있다가 지난해 가을 맥시스템 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애플에 이직한 요한 융비르트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인 조나선 아이브가 자동차 분야 고위 임직원을 모집하는 일을 직접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애플이 최근 우리 회사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해 가려고 매우 애쓰고 있으며 25만 달러(약 2억7507만원)의 보너스와 60% 연봉 인상을 제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용 카메라가 여러 개 달린 미니밴이 목격되면서 애플의 무인차 개발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글은 연내 자사 개발 무인차 시험주행에 나설 계획이다. 소니도 이 분야에 베팅했다. FT에 따르면 소니는 최근 일본 로봇차 스타트업 ZMP 지분 2%를 1억 엔(약 10억원)에 매입했다. 궁극적으로 소니는 자사의 이미지센서 기술과 ZMP의 로봇 노하우가 결합한 무인차를 만들려하고 있다.
IT업체들은 스마트폰 등 기존 IT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본격적인 무인차 시대에 접어들면 차량 한 대당 최대 10대의 카메라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당 단가도 스마트폰 카메라의 4~5배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오는 2020년에 글로벌 자동차용 카메라 판매 대수가 1억200만대로 지금의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