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배당성향을 확대하면서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정부의 정책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배당성향 30%대 중반 시가 배당률 2% 초반으로 배당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3년 3889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1095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28.2%로 같은 기간 주식시장에 상장된 8개 보험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인 26.5%보다 높은 편이었다.
만약 한화생명이 배당성향을 30%대 중반으로 확대한다면 업계 1위인 삼성생명보다 더 많은 배당을 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연결기준 25%, 별도기준 29%로 지난 2013년에 비해 오히려 하락한 바 있다.
또 한화생명은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1년 10월 자사주를 3% 매입한데 이어 올해 1월 자사주 3%(2600만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두 차례 있었지만 자사주 소각은 한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이란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는 것으로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즉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게 되면 기업의 가치는 똑같지만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1주당 가치가 높아져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하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지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의 경우 현금유동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부차적인 호재로 인식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소각해도 문제가 없을 만큼 현금 흐름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또 여건이 맞으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