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의 주가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중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대기업의 변덕스런 결정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은 대표적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27일 금호산업 주가는 신세계의 인수의향에 휘둘리며 드라마틱한 급등락을 보였다. 이날 금호산업 주가는 개장 10분 만에 전날보다 9% 오른 3만30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5일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깜짝제출’한 데 따른 영향이었다.
강력한 자금력을 가진 정 부회장이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한다는 소식에 인수전은 한껏 달아 올랐다. 인수전 흥행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금호산업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데 걸린 시간은 몇 시간에 불과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돌연 철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곤두박질을 시작한 금호산업 주가는 이날 오후 2시25분 2만6050원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날 금호산업의 주가는 전날보다 4050원(-13.37%) 떨어진 2만6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해프닝으로 신세계의 인수의향서를 참고해 금호산업에 투자한 개인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인터넷 투자 커뮤니티 등에는 “재계 20위 신세계 그룹이 코스닥 머니게임하는 작전꾼들과 뭐가 다르냐”며 신세계의 결정을 성토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인수의향서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하루만에 철회 의향서를 낸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신세계가 보인 변덕스런 결정의 배경은 롯데였다. 광주신세계가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부지 소유주가 금호산업의 100%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기 때문에 롯데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알짜 점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는 것. 결국 신세계로서도 상처를 라이벌에 대한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주가와 그룹 평판을 어지럽혔다는 평판이 남게 됐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