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1%대 금리시대에 자산가들의 셈법이 빨라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은행보다 안방 장롱 수익률이 더 낫다란 우스갯 소리까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증권사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나 절세와 노후대비가 가능한 보험사 연금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전통적인 저축보다 투자가 더 강조되고 있다”며“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란 특정 주식에 연동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주식 투자보다 원금 손실 위험이 낮고 수익률은 연간 4~6%를 기록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월 평균 ELS 판매액은 6조9031억원이다. 지난해 5조9831억원과 비교하면 15.4% 늘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은 “3000만원을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2000만원은 지수형ELS상품에 가입하고 나머지 1000만원은 정기예금이나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이렇게 하면 목표 투자수익율을 5%대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자산가들은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을 넣고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기준 MMF 순자산총액은 102조2637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유입된 자금은 18조9717억원에 이른다. CMA 잔고도 47조8694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1조5345억원 늘었다. 연초 2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MMF와 CMA로 흘러들어온 셈이다.
고령화 시대 대비해 절세상품에 관심을 갖는 자산가들도 늫고 있다. 10년 만기 비과세 저축보험,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퇴직연금·연금저축 등이 대표적이다.
‘솔솔’나가는 대출이자를 줄이는 것도 현명한 자산관리다. 이런 점에서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게 바람직한 일인지 고민이 크다.
시중은행 한 PB는 “대출한 지 1~2년 경과됐다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갈아타는 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