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던 금융투자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띨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2030선을 돌파하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데다, 새로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지면서다.
임 위원장은 “자본시장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우리 금융시장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업이 뭔가 고장났다”며 금융당국을 강하게 질책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역할론을 내세운 것이다. 경제의 혈맥인 자본시장이 제 역할을 해야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이 강화된다는 판단이다. 특히 그는 “경력 중 가장 오래한 분야가 증권분야”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 위원장은 가장 먼저 거래소 제도에 칼을 댔다. 코스닥, 코스피, 코넥스 시장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시장 간 충돌 없이 경쟁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코스닥 분리 문제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고 해 현장 소통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결국 상장을 활성화하는 방안 아니겠느냐고 기대하는 눈치다.
때마침 금융투자업계가 절실히 원하는 규제 완화 어젠다를 설정하고 신임 금융투자협회 수장에 오른 황영기 회장과의 ‘호흡’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임 위원장은 과거 재경부에서 금융·경제 관련 업무를 관할한 시절,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황 회장과 교류가 있었다. 게다가 지금까지도 친분이 매우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두 사람의 호흡이 자본시장 활성화에 어떤 긍정적 시너지를 발휘할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그는 금융당국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민간 금융사의 CEO 경력을 가지고 있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3일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금융당국을 향해 “금융개혁을 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된다”고 강조해 주목받았다. 다시 금융당국으로 돌아온 임 위원장이 보여줄 ‘절절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