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도 주총 시즌] 말이 필요없는 ‘잔칫집’… 주주들 “아예 테슬라 사라”

입력 2015-03-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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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후광’ 벗은 팀 쿡 애플 CEO… 시총 7000억달러·1분기 아이폰 판매 46% 급증·순익 180억

▲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올해 주주총회만큼 마음이 가벼웠던 해는 없었을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쿡은 기록적 회사 실적을 거론하며 “지난해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한 해였다”고 자찬했다.

1년 전 주총 때만 해도 쿡은 부진한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비난과 더 많은 돈을 주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지만 올해는 이런 불평이 싹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열렸던 주총에서는 친환경 정책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불만에 분노한 쿡 CEO가 “차라리 주식을 팔고 나가라”며 주주들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주총에서는 회사가 내세운 안건이 전부 통과되고 쿡을 비난하는 소리가 사라지는 등 평온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은 2015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아이폰 판매가 전년보다 46% 급증한 7450만대에 달했고 순이익은 180억 달러, 매출은 746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아이폰 판매 대수와 매출,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가 성적도 탁월하다. 애플 주가는 주총 전까지 12개월간 68%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14% 오른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쿡이 지난 2011년 8월 애플 CEO로 취임한 이후에는 140% 이상 뛰었다.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달 세계 기업 사상 최초로 7000억 달러를 넘었다.

쿡 CEO는 이번 주총이 다음달 내놓을 애플워치를 공개한 직후여서 정신적 부담을 크게 덜었다. 애플워치는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회사가 내놓은 첫 브랜드이자 쿡의 첫 작품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애플 주주 2명의 테슬라 인수 요구다. 테슬라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인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자동차업체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자동차로 추정되는 애플의 벤이 목격되고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아예 테슬라를 사버리는 것은 어떻겠냐는 질문이 나온 것이다.

테슬라의 시총은 약 237억 달러에 달하지만 1800억 달러 정도의 현금을 보유한 애플은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 이에 대해 쿡 CEO는 “우리는 카플레이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듯한 차량은 지양한다. 차 안에서도 바깥 세상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카플레이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즉답을 피했다.

투자자들은 혁신의 아이콘인 양사의 결합을 내심 기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애플 최대 경쟁사 중 하나인 구글은 지난 1월 앞으로 5년 안에 무인 자동차의 상용화를 이루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밝혔다.

애플이 최근 자동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IT기업이 주도권을 갖는 ‘달리는 스마트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쿡 CEO는 “지난 15개월간 23개 업체를 인수했다”며 “가능성이 보이는 업체는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해 인수ㆍ합병(M&A) 기대를 높였다. 괜찮다 싶은 매물이 나오면 사들이는 것도 쿡이 전임자인 잡스와 다른 점 중 하나다.

한편 이번 주총에는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로 명망이 높은 제시 잭슨 목사가 나타나 여성과 흑인, 히스패닉계 인사를 더 많이 채용하는 등 직원 및 이사회 구성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쿡 CEO가 제이크루의 밀라드 미키 드렉슬러 CEO가 빠진 이사회의 공석을 여성이나 소수민족 인사로 채울지 주목된다. 쿡 CEO는 지난해 블랙록 공동 창업자인 수잔 와그너를 애플 두 번째 여성 이사로 선임했다.

잭슨 목사의 물음에 쿡 CEO는 “안심해도 좋다. 우리도 구성원의 다양성 이슈를 이해한다”며 “여전히 적절한 수준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고 나도 그렇게 보지만 이 상황은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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