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거치형 게임기 ‘PS4’가 20일부터 중국에서 출시됐지만 당국의 엄격한 규제 등 현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험로가 예상된다.
소니는 이날부터 ‘쓰궁주(四公主)’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PS4의 시판에 돌입했다. 정부의 규제가 14년 만에 개방된 거대게임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쓰궁주의 외형은 PS4와 다르지 않지만 일부 기능은 제한됐다. PS4는 플레이어가 게임 화면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당국의 인터넷 규제가 심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게임 후기를 트위터에 올릴 수 없다. 또한 일본의 PS스토어에서 200개가 넘는 게임 타이틀을 판매하는데 비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타이틀 수가 6개에 불과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월 중국의 게임 규제가 해제된 이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XboxOne(엑스박스원)’이 진출하는 등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저가 PC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해진 중국 소비자를 전용 게임기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재팬의 소에다 다케히토 아시아 중국전략부장은 블룸버그에 “중국판 PS4에 공유 기능이 있지만 출시 첫날부터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기능은 유료 회원 서비스인 ‘PS플러스’ 등 일부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공유 기능에 대해서는 “현지 소셜 미디어와 손을 잡을 수 있는지 여러가지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라인과 유사한 위챗, 트위터와 비슷한 웨이보 등만 허용됐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더욱 엄격한 실정이다. 소에다 부장은 “중국의 규제를 조금씩 공부하면서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PS4의 중국 시장 출시에 대해 제프리스그룹의 아툴 고얄 수석 애널리스트는 “수익은 하드웨어가 아닌 게임 소프트웨어에서 달려 있다”며 “불법 소프트웨어가 기승인 중국에서는 디지털 전송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의 루이스 워드 게임업계 애널리스트는 “인구 13억인 중국 시장의 가능성은 최대 1%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소니에게는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진입장벽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IDC는 중국 게임시장은 2017년 220억 달러(약 24조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는 올해 엑스박스원과 PS4를 합쳐 중국에서 100만 대가 팔리면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속품 카메라가 달리지 않은 PS4의 현지 판매 가격은 2899위안(약 52만5000원)으로 일본 판매 가격인 3만9980엔(약 37만 원)보다 비싸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현지 도시 근로자의 평균 실수령액은 한 달에 불과 2400위안(43만 원), 농촌 지역은 874위안(약 16만 원)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PS4는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소에다 부장은 “하드웨어의 보급은 어디까지나 지표 중 하나”라며 “중국 시장 전용으로 다양한 타이틀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