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대 초반을 예상한 민간경제연구소 전망 보다는 높은 것이지만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전제했던 4.6% 보다는 낮은 것이다.
또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가 되는 물가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2.6% 상승, 안정적인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6년 한국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우리 경제는 미국 경제 경착륙, 국제유가 재급등 및 북핵사태 악화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 요인이 있지만 잠재성장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4.0%, 하반기 4.7% 성장해 연간 4.4%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대비로는 상반기가 1.2%, 하반기가 1.3% 성장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 2002년 7% 성장한 이후, 2003년 3.1%, 2004년 4.7%, 2005년 4.0% 성장했고 올해는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 경상수지 흑자는 20억달러 내외로 각각 예상했다.
한은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은 올해보다 다소 부진하고 건설투자는 올해 감소에서 내년에는 소폭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 높은 가계채무부담 및 조세성 지출 증가 등으로 올해 4.2% 증가에서 내년 4.0% 증가로 증가세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투자압력 지속, 선행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기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가율은 올해 7.4%보다는 낮은 6.0% 증가를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금년의 감소에서 내년에는 증가로 돌아서겠지만 증가폭은 1.6%로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BTL 민자사업 본격화, 국토균형개발사업 시행 등의 개선요인이 있지만 주택건설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수출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올해 12.9% 증가보다는 다소 낮은 1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올해 예상치 2.4%에서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초부터 교통요금, 의료보험수가 등 공공요금이 집중 인상되고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집세가 높은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물가불안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집세 등 서비스요금의 상승세 확대로 2.7%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고용사정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30만명보다 줄어든 28만명(1.2%) 내외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 환율 등 변수의 급변동으로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비정규직 보호법안 통과 등으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소극적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 연간 실업률은 올해 3.5% 보다 소폭 상승한 3.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상수지는 20억달러 내외를 기록 대체로 균형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지는 올해보다 소폭 늘어난 300억달러를 기록하겠지만 서비스 소득 이전 수지 적자가 280억달러로 50억달러 가량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은은 "내년 중 국내 경기는 완만한 회복 기조를 나타낼 전망이지만 여러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성장잠재력은 추세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며 "국제 유가가 재급등하는 경우 물가가 불안해지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올해 4/4분기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 올해 연간으로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0억달러 내외로 전망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를 전망하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은 4.4%, 세계교역신장률은 7.0%,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60달러, 기타원자재가격 상승률은 3.0%로 예상했다. 엔/달러 환율은 111엔으로 전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