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 세계 4곳만 대량 생산”… LG하우시스 청주 PF단열재 공장 가보니

입력 2015-03-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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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왼쪽)과 PF단열재를 토치로 가열한 후의 모습. 스티로폼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것에 비해 PF단열재는 열기가 절반도 파고들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유지만 기자 redpill@)
탁자 위에 5cm 두께의 단열재 두 개가 놓여 있다. 하나는 스티로폼이고, 다른 하나는 LG하우시스의 PF단열재다. 한 직원이 휴대용 토치로 스티로폼의 가운데 부분에 열을 가하자 30초가 지나지 않아 가운데가 뻥 뚫렸다. 반면 옆에 있는 PF단열재는 1분이 넘도록 가열해도 표면만 까맣게 변색됐을 뿐, 불이 붙거나 구멍이 나지 않았다.

칼로 잘라 절단면을 살펴보니 열기가 절반도 전해지지 않은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켜보던 LG하우시스 김한술 PF단열재 생산기술팀장은 “PF단열재는 기존 단열재에 비해 압도적인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27일 충북 청주 옥산산업단지에 위치한 LG하우시스 PF(Phenolic Foam, 페놀폼)단열재 공장을 찾았다. PF단열재는 LG하우시스가 신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고성능 친환경 단열재다. 기자가 방문한 순간에도 쉴 새 없이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며 PF단열재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PF단열재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일본의 세키스이(Sekisui)와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영국의 킹스판(KINGSPAN)과 LG하우시스 등 4곳에 불가하다. 공정 자체가 까다로워 대량 생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 옥산산업단지 내 LG하우시스 PF단열재 공장에서 직원들이 완성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LG하우시스)

PF단열재의 생산은 ‘원료→발포→양생’의 과정을 거친다. 페놀 수지에 발포제와 경화제를 적절한 비율로 섞으면 생크림과 비슷한 질감의 페놀폼이 만들어진다. 이를 6개의 노즐을 통해 생산 라인에 올린 후 단열재 모양으로 가공한 뒤 2층에 위치한 양생장으로 옮겨 약 12시간 동안 건조하면 한 개의 PF단열재가 완성된다. 김한술 팀장은 “준불연(불에 타지 않는 ‘불연’에 준하는 기능) 제품의 경우 표면에 알루미늄 면재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PF단열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은 발포공정이다. 페놀 수지에 계면활성화제와 경화제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뒤 발포를 하는데, 이때 제대로 발포되지 않으면 단열재의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LG하우시스도 2011년 PF단열재 사업을 시작한 후 2년여간의 준비 기간 동안 외국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독자적인 발포공정을 개발했다. 그 결과 기존 단열재 셀 크기의 10분의 1 수준인 촘촘한 발포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스티로폼과 달리 25년 이상 사용해도 본래 성능의 90%가 유지되는 장기 내구성도 확보했다.

이렇게 완성된 PF단열재는 기존 스티로폼과 우레탄 단열재보다 우월한 친환경성과 화재 안전성을 갖는다. 스티로폼 단열재와 PF단열재에 5분간 전기 히터로 열을 가한 뒤 열화상 카메라로 표면의 온도 변화를 지켜봤다. 그러자 처음에 23℃였던 스티로폼의 표면 온도는 28.9℃로 5℃ 넘게 오른 반면, 22.6℃에서 시작한 PF단열재의 표면 온도는 23.3℃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김 팀장은 “PF단열재는 기존 단열 제품에 비해 두 배 이상 단열 성능이 좋다”고 강조했다.

▲스티로폼(왼쪽)과 PF단열재에 히터로 열을 가한 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 스티로폼의 온도 변화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유지만 기자 redpill@)

LG하우시스는 260억원을 들여 청주 공장에 PF단열재 생산라인을 갖췄다. 지금은 연간 130만㎡의 PF단열재가 생산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00만㎡ 늘어난 230만㎡의 PF단열재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환경 관련 규제와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PF단열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영국, 일본, 호주 시장의 경우 PF단열재가 전체 단열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최근 동탄신도시 아파트와 이케아 광명매장 등 주거용 건물과 상업용 건물에 PF단열재가 두루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김한술 팀장은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이 높은 자재로 주목받으며 공장 견학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며 “자연히 수요가 늘게 되면 공장 생산량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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