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대통령인 고르바쵸프는 소련의 발전을 위해 '글라스노스트·페레스트로이카(개혁·개방'정책을 통해 굳게 닫혀있던 소련시장의 문을 열어 많은 성공을 거뒀다.
최근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도 공산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86년 '도이머이(刷新)' 이라는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많은 해외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신흥투자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베트남의 WTO 가입이 베트남 의회 비준을 얻게 됨에 따라 향후 베트남은 제2·제3의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첫 발을 내딛고 1991년 하노이 지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베트남 진출이 시작됐다.
특히 대우건설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국교수립을 한 1992년 이전에 베트남 시장의 발전가능성을 점치고 새로운 시장개척에 힘을 기울이기 위해 베트남을 선택, 이른바 '세계경영'이라는 기치 아래 베트남 진출을 시작했다.
대우는 당시 호텔과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았다.
베트남 정부 역시 개방화 정책에 따라 수도 하노이를 방문하는 사업가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특급호텔이 필요했던 것과 맞물려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록 대우그룹이 김우중 회장의 분식회계 등으로 말로가 좋지 않았지만 베트남 시장개척에 대한 공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대·중소기업을 포함, 380여개의 기업들이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진출해 있으며 올 한 해에만 12월 1일 현재 22억1300만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대 투자국가로 등극했다.
KOTRA는 "우리기업의 대 베트남 투자는 지난 1986년부터 임가공(Processing Trade)형태로 섬유봉제 분야에서부터 시작돼 1988년부터 투자신청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초반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대(對)베트남 투자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베트남의 대외개방정책 추진저하 등 여건이 변화돼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2000년 7월 미국과의 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양국간 무역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수요로 2001년 한국기업의 대 베트남 투자는 1억불을 초과함으로써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190건, 5억5000만 달러로 1996년 이후 최대 투자액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3위, 누계 기준 4위의 투자국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5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28개로 전체 투자의 89.6%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당 평균
투자금액도 1100만 달러로 지난해 290만 달러에 비해 3.8배가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포스코가 바리아-붕따우 지역에 11억2800만불, 금호타이어가 빈쭝지역 타이어공장에 3억8000만불, 롯데쇼핑이 호치민시에 5000만불을 투자해 마트 설립을 계획하는 등 대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베트남을 '제3의 SK'라고 부를만큼 이 지역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남다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과 동남아시아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며 "또 해외주요선진국들의 투자도 지속되고 있어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의 수익성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