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확보한 디자인 특허 건수는 832건으로, 4년 만에 2.5배로 증가했다. 2011년 332건, 2012년 378건 등 300건대에 머물던 디자인 특허 건수는 2013년 516건으로 대폭 확대된 이후 지난해에는 800건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스마트폰과 LED TV 등에 적용된 삼성전자만의 고유 디자인을 보호하려는 차원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쟁사와의 특허 소송에 미리 대비하려는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 애플은 2011년 자사 스마트폰 ‘아이폰’ 디자인 도용 혐의로 삼성전자를 미국 법원에 제소하며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전을 시작했다. 소비자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보호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후 양사는 다수 국가에서 디자인 및 기능 관련 수많은 특허소송전을 벌였다. 지난해 8월 미국 이외 국가에서의 모든 특허소송을 철회하는데 합의하며 화해 절차로 접어들었지만, 세계 IT·전자 업체 간 특허소송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전자·가전제품의 디자인은 뚜렷한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후발 업체들은 경쟁사 프리미엄 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바로 이같은 점이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이유다. 삼성 고유의 디자인을 보호해 제품 차별성을 유지하고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디자인에 따라 제품의 성패가 갈렸던 만큼, 디자인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편,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허 확보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특허등록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국내 특허등록 건수는 2010년(1612건) 대비 3배가량 증가한 3970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가별 특허등록 건수(누적기준)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3만2057건, 3만5718건 등으로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총 10만670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분쟁에서의 효과적 대응 차원으로 누적건수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