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 화석의 메카
중생대 한국에도 티라노사우루스류의 공룡이 존재했을까. 완벽한 형태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확증은 힘들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이빨과 발자국 등을 통해 볼 때 한반도 남부지방은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이 거닐던 지역으로 추정된다.
근대 고고학이 도입된 이후 한반도 남부에서는 수각류 육식공룡의 발자국 보행렬과 10점의 이빨들이 발견됐다. 수각류 공룡이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했던 종을 말한다.
그렇다고 한국의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이 확인된 건 아니었다. 경남 고성과 전남 여수, 화순, 해남 등지에서 발견된 발자국은 길이 20cm 이하의 소형에서 40cm 이상의 대형까지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발자국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생태나 행동양식 등 간접적인 정보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2005년 획기적인 화석 하나가 나타나며 학계가 들썩였다. 경남 하동에서였다. 문화재청이 이 지역 해안 지층에서 두 줄의 뚜렷한 톱니 무늬와 단면이 알파벳 D자 형태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전상악치(위턱 앞 이빨)를 발견했다. 이는 한반도에도 티라노사우루스류가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였다.
이어 지난해 11월, 한국의 티라노사우류스류 공룡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또 나타났다. 이 역시도 경남 하동이었다.
한 낚시꾼이 두개골 길이 5.7cm, 폭 2.6cm, 전체 몸길이 28cm의 초소형 육식공룡 화석을 찾아 문화재청에 신고한 것이다. 크기가 몹시 작은 초소형이라 세계적으로 굉장히 희귀한 경우였다. 초소형 육식공룡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약 1억1000만~1억2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전기 하산동 지층이었다.
국내 중생대 지층에서 수각류 공룡의 이빨, 다리뼈, 늑골 등이 부분적으로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공룡 한 마리가 두개골과 아래턱까지 포함된 형태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다. 학계는 화석을 토대로 이 초소형 공룡을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했던 종으로 추정했다.
당시 화석 발굴 및 연구를 담당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작은 공룡은 화석화되기 어려워 초소형 공룡의 화석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희귀한 경우"라며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경남 남해 등에서 발자국으로 보고된 미니사우리푸스와 관련이 있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