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외국인 투자자, 저평가된 한국증시로 유턴”

입력 2015-04-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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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지금까지 68억 달러 순매수…한류 열풍도 주원인

▲지난 5년간 아시아 각국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위에서부터 필리핀 홍콩 인도 싱가포르 대만 일본 호주 태국 중국 한국.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난 수년간 급성장하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를 선호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마침내 이 지역에서 가장 저평가된 한국증시로 돌아오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증시 코스피지수가 올해 12% 상승했으며 이달 초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금까지 한국 주식을 68억 달러(약 7조2600억원) 순매수해 지난해 순매수액을 벌써 넘어섰다.

인도증시가 지난해 급등하고 중국과 일본은 올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국 주식가치가 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이 그동안 비중을 축소했던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의 관심을 끌게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또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큰 제품을 한국 기업들이 많이 생산하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다시 주목하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이 자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은 ‘쇼핑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꼽혔다. 한국 기업들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기계는 물론 화장품과 라면 과자 음료 등 다양한 소비재를 중국인에게 팔고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샘 르 코르뉘 맥쿼리투자관리 선임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증시는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한국증시 상승 촉매제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을 사들여 그동안 뒤쳐졌던 것을 만회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맥쿼리는 1년여 전 한국주식을 처음 샀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유지할 계획이다. 코르뉘는 “마지막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입국심사대와 세관을 통과하는 데만 1시간 반이 걸렸다”며 “그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 부활은 경기둔화에 금융시장을 활성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하루 주가변동폭을 종전 15%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하고 그밖에 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규정도 도입했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올해 한국증시 강세에 가장 공헌한 기업으로 한국화장품제조와 대림B&Co 등 한류 열풍 수혜주를 꼽았다. 한국 최대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올해 75% 뛰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HSBC는 관광객 수요로 아모레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로 5년간 네 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HSBC에 따르면 면세점을 통한 한국 화장품 매출은 지난 2007년의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한국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주가가 각각 4.4%, 1.2% 오르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이 지난해 스마트폰 부문에서 애플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현대는 자동차 수출증가율이 주춤했던 것이 올해 주가가 미지근한 주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삼성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39% 감소했다. 그러나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 마진은 전분기의 7.5%에서 10.6%로 개선됐으며 갤럭시S6 등에 대한 기대로 이날 주가는 1.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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