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들어 5배 이상 폭등
MCS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에도 편입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17% 상향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케이블 등을 제조하는 후지쿠라 주가가 올해 들어 5배 이상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후지쿠라는 25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에도 편입한다.
1885년 설립 당시 실크와 면으로 절연된 전선을 만들던 후지쿠라는 수 세기에 걸쳐 자동차 산업과 고속철도 등에 전선을 공급해 왔다.
그러던 중 기술기업들이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하자 ‘픽 앤 쇼벨(Pick and Shovel)’의 대표 종목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삽과 곡괭이를 뜻하는 픽 앤 쇼벨은 미국에서 골드러시가 일었던 19세기 당시 금을 캐는 사람보다 이들에게 삽이나 곡괭이를 판매하던 사람이 더 안정적인 이익을 얻었다는 데서 파생된 명칭이다. 기업들이 AI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하자 이들에게 광섬유 케이블을 판매하는 후지쿠라 실적이 자연스레 호조를 보인 것이다.
통상 AI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전기 공급, 통신망 건설에 전 세계적으로 최소 1조 달러(약 1398조 원)의 지출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후지쿠라는 이달 초 현재 회계연도 영업이익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종전보다 17% 상향한 1040억 엔(약 9435억 원)으로 조정했다. 매출 7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이지마 카즈히토 후지쿠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2년부터 급증했다”며 “당시에는 이해가 안 됐지만, 올해 그 모든 것이 AI에 관련된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캐파는 2030년까지 연평균 3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필립증권의 사사키 가즈히로 애널리스트는 “이 분야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며 “시스템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데이터양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