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29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5% 늘어났다. 전분기(△1630억원)와 비교하면 흑자전환이다. 총 자산은 279조원으로 지난해 말(270조2000억원)보다 9조2000억원 불었다.
당초 시장 예상치(지난달 말 에프엔가이드 기준)인 2740억원을 6% 넘게 상회했다. 삼성자동차 승소에 따른 일회성 요인(1319억원)이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대출 성장률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대출잔액은 198조1410억원으로 지난해 말(191조9090억원)보다 3.3% 증가했다. 지난해 말 40조원을 소폭 넘기던 대기업 여신이 42조855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5.9%나 늘어났다. 중소기업(65조3810억원→67조7110억원)과 가계(79조4270억원→ 81조6060억원) 대출 증가율도 각각 3.6%, 2.7%를 기록해 고르게 성장했다.
당초 이 행장은 취임 당시 매년 자산을 15조원씩 늘려 1조원의 이익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일년 목표치를 한 분기 만에 3분에 1이나 채운 셈이다.
대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산 건전성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94%로 지난해 말보다 0.16%포인트 낮아졌다. 1%대로 진입한 것은 201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 및 영업외이익이 늘었다”며 “고객기반 확대 및 자산건전성 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이번 실적 회복은 일회성 요인 덕이 큰 데다 기존 구조조정업체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매분기 반복되면서 대손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동조선 지원 여부가 대표적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매각전 실질 연체가 3500억원이고 부실채권 순증 규모가 900억원 수준에 불과해 기존 구조조정업체 외에 신규 부실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은행이 성동조선 추가 지원을 결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할 때 크레딧코스트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