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취임한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재건 계획을 발표했지만 근로자들이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4일(현지시간) 오는 2018년까지 전 세계 3만6000개 매장 가운데 3500개의 직영점을 없애고 이를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1500개 직영점에 대해서는 2016년까지 매각이 진행된다. 이는 맥도날드 전체 매장에서 프랜차이즈의 비중을 현재의 약 81%에서 90%로 높이려는 의도다.
또 해외 사업부 재편성 등을 통해 연간 3억 달러(약 3242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구조를 기민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바꿀 계획이다. 7월 1일자로 글로벌 관리체제를 수정해 세계시장을 미국, 호주와 영국 등 글로벌 선도지역, 중국과 폴란드 등 고도성장 지역, 기초시장 등 4가지로 나눠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별도 전략을 추진한다. 단순한 지리적 근접성보다는 비슷한 도전과제나 성장속도를 지닌 나라를 같은 시장으로 묶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맥도날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강등했다. 시장도 맥도날드의 회생 계획보다 신용등급 강등에 주목해 이날 회사 주가가 1.7% 빠졌다.
S&P는 “프랜차이즈 확대와 지출 축소 등 구조조정 계획은 긍정적이나 올해 주주들에게 약 85억 달러를 환원한다는 계획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맥도날드의 부채비율을 더 높일 것”이라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이날 맥도날드 근로자들도 오는 21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최대 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조조정에는 해고가 포함될 것이지만 이스터브룩 CEO는 그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던 한 근로자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주총에서 우리의 자리가 마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살아나려면 근로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목소리에 회사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터브룩은 지난달 초 “맥도날드 근로자 최저임금을 7월부터 종전 시간당 9.01달러에서 9.90달러로 올릴 방침”이라고 밝혀지만 근로자들은 15달러는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