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가 지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조 수석이 내년 서울지역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청와대를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9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간 의견조율에 미스가 난 건 사실이지만, 조윤석 수석이 사퇴할 정도까진 아니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청와대를 보기 좋게 나와 총선에 나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조 수석에 대한 평가는 청와대 내에서도 무난한 편이었다. 적극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튀지 않는 성격으로 차분하게 여야 간 물밑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이번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국회선진화법 상황에서 여야 간 어쩔 수 없는 게임으로 간 것이니까, 그것(공무원연금개혁 무산)이 조 수석 책임은 전혀 아니다”며 “유능하고 잘하는 사람이니까 어떤 형태든지 다른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조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에 기용됐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제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 당 대변인을 지냈고,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에 도전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도 종로 또는 서초갑 출마가 거론된다. 하지만 종로는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 지역이어서, 전력공천 지역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당내에선 정몽준 전 의원이 종로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수석의 사퇴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 정치인 출신으로는 대구 출신인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이 유일하게 남았다. 안 수석은 이한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 수성갑’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의 빈자리를 채울 후임으로는 친박·친이 등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전직 새누리당 의원 중 적임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