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을 위해 등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가진 게 없었다. 종일토록 구걸해서 얻은 동전 몇 닢으로 등과 기름을 산 여인은 부처님이 지나갈 길목에 작은 등불을 밝히고 간절히 기원했다. “부처님, 저에게는 아무것도 공양할 게 없습니다. 이렇게 보잘것없는 등불 하나를 밝혀 크신 덕을 기리오니 조금이라도 이 등을 켠 공덕이 있다면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주십시오.”
밤이 깊어 바람이 불면서 왕과 귀족들이 밝힌 등이 하나 둘 꺼졌다. 그러나 이 여인의 등불은 꺼지지 않았다. 밤이 이슥해지자 부처님의 제자 아난이 옷깃을 흔들어 그 불을 끄려 했지만 여인의 등은 오히려 더 밝게 세상을 비추었다. 그때 등 뒤에서 바라보던 부처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빈자일등(貧者一燈) 장자만등(長者萬燈)이다. 부자가 부처를 위해 만 개의 등불을 달아도 정성이 없으면 가난한 사람의 등불 한 개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등을 다는 것은 등공양(燈供養)이라 하여 향(香)공양과 더불어 불교에서 중요한 의식이다. 연등을 보면서 마음을 밝히는 것을 관등(觀燈)이라고 한다. 큰돈을 기부해 많은 등을 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