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 '후폭풍'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자 정국이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지도부는 당청갈등 국면을 여야대결 구도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수습에 나섰지만 당내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원내 지도부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한 여당과의 당정협의는 의미가 없다면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 여권 내의 갈등을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는 2일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를 둘러싼 여권 내 논란과 관련해 "이 문제는 당내 갈등이나 당청간 갈등으로 가서는 안되는 일"이라면서 "우리끼리 싸울 이유가 없다"며 여권내부의 '단합'을 호소했다.
장윤석·홍일표 의원 등 율사 출신의 여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에 "위헌성이 없다"면서 야당의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하며 여야 대결로의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여당내 친박계 의원들은 오히려 위헌성을 거듭 문제삼으면서 유 원내대표를 공격하고 나섰다.
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제정부 법제처장을 불러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거듭 '확인'했고, 이 모임에 참석한 김태흠·이장우 의원 등은 유 원내대표 사퇴까지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원내 지도부를 성토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가 여당과 야당을 모두 상대하는 가운데 '행정입법 수정요구권'의 강제성 여부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내 친박계, 야당이 '강제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여당 내 비박계는 '강제성이 없다'고 반박하는 묘한 대립구도가 형성됐다.
당 안팎의 '책임론'에 휘발린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침묵모드'를 유지하면서도 측근들과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해법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강력 시사한 데 대해 국회 파행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특히 거부권 행사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 문제와 연계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며 파행 정국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