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5선에 성공했던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일(현지시간)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력한 지지자였던 블래터 회장의 사임으로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FIFA 전·현직 고위 간부와 스포츠 마케팅업체 임원 등 14명이 기소되는 등 부패 스캔들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자진 사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은 후임자를 선정하는 임시총회까지는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임시총회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사이에 열릴 예정이다.
블래터의 사의 표명에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카타르 월드컵 개최권 박탈 배당을 종전 5-1에서 5-4로 낮췄다. 이는 개최권이 박탈되면 이전에는 1달러만 베팅해도 5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4달러를 걸어야 같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박탈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실제로 카타르의 무더운 날씨와 해외 근로자의 열악한 인권 상황은 물론 뇌물 의혹으로 개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래터는 그동안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강력히 옹호해왔다.
카타르는 월드컵 관련 인프라 구축에 2000억 달러(약 223조원)를 투입한 만큼 개최권이 박탈되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카타르 증시는 지난주 FIFA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고 나서 이틀간 4.1% 급락하기도 했다.
한편 코카콜라와 버드와이저 아디다스 등 FIFA 후원사들은 “FIFA 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발표하는 등 블래터와 선긋기에 나섰다.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 등은 블래터 회장에 대해서도 비리 연루 혐의로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 초점이 블래터 회장에 맞춰지면서 FIFA 부패 스캔들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