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지만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청와대, 친박 대 비박, 야당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악화일로인 메르스 사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으로 벌써부터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30일간 6월 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8일엔 메르스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여는 동시에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한다.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8, 9일 후보자를 상대로 한 질의·답변, 10일엔 증인·참고인 심문 등으로 사흘간 진행된다.
뒤늦게 문 연 6월 국회는 시작과 동시에 ‘정쟁’으로 흐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먼저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해 전관예우, 종교편향, 병역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이미 ‘불합격 판정’을 내린 상황이다. 황 후보자를 낙마시키려는 야당과 엄호하려는 여당 간 한바탕 힘겨루기를 벌일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선 여야 모두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거취 문제를 놓고 온도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법 개정안 문제도 6월 국회의 뇌관으로 떠올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는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해 법안이 재의결되면 박 대통령이, 부결되면 여야 원내지도부가 각각 치명타를 입게 된다. 박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거부권 행사 시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란 데엔 이견이 없다.
정쟁 사안들 탓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크라우드펀딩법 등 정부에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창출법안으로 정하고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법안들은 또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여야는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5일과 다음달 1일 두 번 열기로 합의했으며,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날짜는 청문회 진행 상황을 본 후 별도로 잡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