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에 대해 업계 3위 한미약품이 6.27%의 지분을 확보, 제약주들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제약 오너 부자간 지분 경쟁의 와중에 지분 매입의 진짜 속내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번 지분취득만으로도 향후 국내 제약업체에 불어닥칠 '합종연횡' 조짐을 반영하는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는 올해 한미 FTA 타결 예상,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 등 정책적 리스크와 약가 인하 압력이 커지며 국내 제약업체들에게 성장이냐 퇴보냐를 결정지을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생존 위한 제휴 ‘기대’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 인수가 단순투자와 차익실현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 제휴로 연결된다면 국내 제약업체들의 제휴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윤정 현대증권 연구원은 “각각 제네릭과 오리지널에 강점이 있는 두 회사가 제휴를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낸다면 전략적 제휴나 합병의 선례가 없는 국내 제약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동아제약 지분을 취득한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상향했다.
조 연구원은 “유럽의 메이저 제약사들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제약산업 전체를 볼 때 경쟁력 있는 대형 제약사가 탄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제약사의 경우 오너십 경영이 주를 이루는 점, 각 사별로 차별화가 되지 않은 점 등은 국내 업체간 제휴나 인수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제약업체들이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는 ▲외국에서 제품 판권 도입 ▲제네릭 ▲자체 신약개발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중 외국에서 제품 판권을 도입해 생산하는 라이선스-인 생산이 50%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체 신약개발 업체로 거듭나는 게 국내 제약업체의 최대 관건”이라며 “FTA와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을 거치며 국내 제약업체들이 새로운 방식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다케다 역시 40%의 도입 제품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다수 해외 기업들이 자국 내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독자 파이프라인 빈곤을 해결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회사끼리의 라이센스 교환 등 제휴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뭘 골라야 할까?
올해는 한미 FTA,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이 시행되며 제약업체들의 환경이 썩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한화증권은 한미 FTA에서 의약품 분야가 올 2월 7차협상에서 타결될 전망인 가운데 2007년부터 포지티브 리스트가 시행되며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인한 정부의 규제가 그 어느 해보다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신약이 특허 만료되며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어서 성장 동력은 유효한 상황이다.
이제훈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제약주들의 주가가 좀 비싸다는 것 외에는 올해도 양적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한미 FTA와 포지티브 리스트 등 정부의 약제비 절감 노력이 제약업체들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규제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 제품을 보유한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자체 R&D 능력을 보유한 메이저 업체로 시장점유율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제악업종 톱픽으로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을 추천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제약주들의 PER(주가수익배율)이 15배가 적당한 수준으로 이보다 주가가 떨어진다면 '매수'를 고평가된다면 '매도'하는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황 연구원은 낮은 밸류에이션 및 양호한 신제품 사이클을 보유한 녹십자, 대웅제약, 중외제약을 단기적(1년)으로 선호하며, 중기적(3년)으로는 제네릭 상위업체인 한미약품, 종근당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5년이상 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 능력이 담보되는 생산, R&D 능력이 우수한 LG생명과학, 한미약품, 유한양행과 기술 수출한 신약물질의 해외 런칭 성공시 로열티 수익이 있는 일양약품, 부광약품, 동화약품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