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에 가장 큰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기업인수합병이다. 올 한해동안 엄청난 기업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계에서는 M&A 태풍이 몰아칠 태세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하이닉스를 비롯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등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대주주와 채권단 지분 매각이 추진중인 기업으로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기업은행, 새한, 대한유화, 전북은행, 만도 등 알짜 기업들이 M&A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LG카드의 M&A 규모가 1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이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올해 M&A 시장 가운데 단연코 1위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의 인수가격이 5조원 가량이었으나 현재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KCC그룹 등이 현대건설을 노리고 있는 상황으로 범현대가인들의 한바탕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기필코 인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재계에선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 KCC그룹 등 범현대가도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으로 재계 9위권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할 경우 6위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두산그룹 역시 현대건설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 두산산업개발 내부에서도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건설을 두고 치열한 혈전이 벌써부터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 매각 시기는 예상보다 상당히 늦춰져 올 하반기쯤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통운의 지분확보전도 치열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STX그룹, CJ그룹, 한진그룹, 동국제강그룹 등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들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며 인수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기에 현대그룹 역시 그룹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만 기다리지 않고 올 하반기에 시장에 나올 다른 회사들도 인수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대한통운도 인수해 물류부문 사업을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만약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자산 1조34천억원)마저 인수하면 라이벌인 한진그룹을 따라 잡을 수 있게 된다.
대한통운 채권단은 올 초부터 매각절차에 들어갈 계획으로 현재 대한통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51%를 인수하려면 약 7000억원이 필요하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브랜드가치 등을 고려하면 인수금액이 최소 1조원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M&A시장의 첫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자산관리공사는 쌍용건설에 대한 지분 매각 절차를 우선 진행 올 4월쯤 본격적인 매각작업이 이뤄질 계획이다.
쌍용건설의 자산규모는 8천억원 정도이며, 대주그룹, 유진그룹, 웅진그룹, 대한전선, 동양제철화학 등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산 6조3천억원으로 재계 23위권인데,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도 거론되고 있으며, GS그룹도 인수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이 사실상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연대해 쌍용건설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매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자산 규모가 11조원에 달하는 하이닉스에 대한 매각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이 16조7천억원임을 감안할 경우 매각 대금이 6조원 가량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자산 7조원에 달하는 에쓰오일 자사주 매입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주식의 향방에 따라 정유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군으로 롯데그룹과 한진그룹이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