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그룹 상장계열사들은 전반적으로 외형 확대가 지속된 가운데 계열사별 이익구조는 큰 대조를 보였다. 중공업과 전기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SDI와 정밀화학은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28일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5개사중 3월결산인 삼성증권, 삼성화재와 실적을 미발표한 호텔신라를 제외한 12개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삼성중공업과 삼성전기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익이 2배이상 급증했다. 또 삼성물산과 더불어 2006년말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막내 크레듀도 톡톡히 제 역할을 했다.
반면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는 2005년보다 영업이익이 70%이상 줄어들었고, 삼성전자도 매출 증가에도 이익이 뒷걸음질치며 ‘맏형님’체면을 구겼다.
◆계열사 외형 확대 지속…정밀화학 SDI ‘천덕꾸러기’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를 제외하고 10개 상장사 모두 매출이 증가하며 외형확대를 지속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이 68.1% 늘었고, 삼성테크윈(20.0%) 크레듀(17.2%) 삼성중공업(14.5%) 에스원(9.0%)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에서는 조선 업황 호조 및 수주 증가 등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이 흑자전환했고, 삼성전기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익이 2배이상(137.0%) 늘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첫 선을 보인 막내 크레듀는 형님들을 제치고 당당히 영업이익 증가율(20.0%) 탑 5안에 랭크됐다.
반면 삼성SDI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2%, 87.0% 줄어들었고, 삼성정밀화학 역시 각각 5.7%, 70.5% 급감했다. 다만 이같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SDI와 정밀화학의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증권사들은 PDP업황 악화에 따른 삼성SDI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증권은 SDI에 대해 ‘매도(시장수익률 하회)’투자의견을 밝혔고, 키움, 우리투자, 한화, 동양증권 등도 모두 ‘보유(Hold)’의 보수적인 접근을 권했다.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원유가격 하락 및 공급과잉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으나 올해 신규사업이 가시화 및 구조조정 등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정밀화학 목표주가를 20.9%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유지.
◆주가 성적표 테크윈 ‘우뚝’…SDI 반토막
코스피지수는 2005년말과 25일 현재 1379, 1382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는 다소 부진했다.
삼성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을 보인 곳은 삼성테크윈으로 지난 25일 종가기준 전년말보다 65%이상 급등했다. 반면 삼성SDI는 11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반토막(46.6%) 수준으로 추락하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맏형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8.5% 떨어졌다.
삼성전기는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1.7% 하락했고, 삼성중공업은 18.3% 올랐다. 서울증권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화려한 수주에도 초라한 주가를 기록중이라며 대형 조선 3사에 대한 1분기 조정 시점을 매수기회로 잡으라고 밝혔다.
11월 중순 상장한 크레듀는 상장일 급등으로 인해 21.6% 하락했으나 공모가보다는 80.2%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여전히 크레듀의 고평가 논란 속에 지난 16일부터는 기관물량 부담마저 더해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43.7%)과 삼성물산(43.1%), 제일모직(35.2%)이 삼성테크윈의 뒤를 잇는 양호한 주가성적을 거뒀으나 에스원(-9.2%)과 제일기획(-8.5%)은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