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자주 낸 불량 가입자가 아닌데도 자동차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보험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늘고 있다.
인수지침을 통해 보험인수를 거부할 가입자들을 가려내던 정책에서 벗어나 뚜렷한 인수지침없이 무차별적으로 보험인수를 회피하는 보험사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 때문에 사고다발자 등이 인수제한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다른 보험사 가입자는 물론 자사 갱신 가입자까지 보험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또 보험료를 많이 내 한동안 선호했던 신규 가입자의 보험을 받지 않는 회사도 늘고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줄이기 위해 손보사들은 기존 자동차보험 실적의 30%만 받도록 일선 영업소에 지시를 내렸다.
대리점에 주는 자동차보험 수수료를 줄여 간접적으로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낮추는 보험사들도 많다.
이 때문에 그 동안 보험가입에 곤란을 겪지 않던 자동차보험 가입자들까지 자신이 원하는 보험사를 고를 수 없는 등 소비자의 보험사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 처럼 자동차보험 가입을 꺼리는 원인은 손해율 때문.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72%를 넘으면 손해로 판단하는데 최근의 손해율은 80%대를 넘고 있어 자동차보험 규모를 줄여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4~10월의 보험사 전체 손해율은 78.6%로 전년동기 73.7%보다 4.8%p 높았다.
인수제한으로 점유율을 떨어트린 대표적인 보험사는 흥국쌍용화재와 한화손해보험. 흥국쌍용은 지난해 4~10월 손해율이 85.1%로 보험사 중 가장 높았고 한화손보는 84.2%를 기록 그 뒤를 이었다
두 보험사는 전통적으로 점유율 4%대의 중형사에 포함됐으나 올 8월 이후 자동차보험 점유율이 계속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흥국쌍용의 점유율은 2.9%로 전년동월(5.3%)보다 2.4%p 감소했으며 신동아의 11월 점유율도 전년동월 대비 1.2%p 줄어든 3.07%에 그쳤다. 하위사인 대한화재의 11월 점유율 3.2%보다 적어 자동차보험에서 흥국쌍용과 신동아는 하위사로 전락했다.
중소사들 뿐 아니라 지난해 대규모 손해율을 기록했던 LIG손보와 동부화재도 인수지침 강화에 나서 손해율에 다라 자동차보험 가입의 용이성이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아지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입자 반발을 무릅쓰고 보험인수 거절에 나서는 보험사들이 많다”며 “2006회계년도가 끝나는 3월말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돼 가입자들의 보험사 선택권이 크게 제약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보험료가 정상화될 때 까지 판매를 줄이는 대신 장기보험을 강화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