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분할한 LG상사와 LG패션에 개인들간 각각 지분 10% 규모의 대량매매가 발생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여섯 형제 중 유일하게 LG그룹의 ‘우산’ 속에 있는 고(故) 구자승씨 일가의 LG패션이 계열분리의 마지막 수순인 대주주간 지분정리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상사-LG패션 지분 10% 개인간 대량매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LG상사 개인 보유주식 388만주가 지난 26일 장마감후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다른 개인에 넘겨졌다.
LG 발행주식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매각대금도 1주당 당일종가 2만1800원씩 84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거래다.
같은 시각 LG패션에도 동일한 대량매매가 이뤄졌다. 개인 보유 LG패션 지분 10%(292만주)가 장마감 후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종가 2만1200원씩 620억원에 다른 개인에 매각됐다.
이를 놓고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LG패션과 LG그룹 대주주간 거래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 기업분할 당시 예상됐던 대로 LG패션의 LG그룹 계열분리를 위해 대주주간 지분정리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것이다.
LG패션 관계자 또한 “현재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대주주간에 지분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상사는 지난해 11월1일 무역부문과 패션부문을 각각 57대 43의 비율로 ‘LG상사’와 ‘LG패션’으로 분리됐다. 주주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되는 인적분할을 통해서다.
재계나 증권가에서는 이를 놓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故) 구자승씨 의 세 아들인 구본걸, 구본순, 구본진 형제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LG패션 계열분리 마지막 수순일까
구 명예회장의 둘째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세째 구자두 LG벤처회장-넷째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다섯째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에 이어 구 명예회장의 형제들 중 마지막 분가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기업분할 이전까지 LG상사의 패션사업 부문은 고 구자승씨의 아들인 구본걸 부사장과 구본순 상무가 실질적으로 담당해왔다. 구본걸 부사장은 지난해 11월2일 LG패션 창립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LG패션은 LG그룹 대주주인 구씨 일가간 지분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는 LG그룹에 편입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분거래는 구본걸 대표 일가가 보유중인 LG상사 지분을 넘기는 동시에 LG패션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본걸 대표와 구본순ㆍ구본진 상무는 LG상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68명) 지분(34.63%ㆍ1342만주) 중 각각 9.00%(349만주), 3.87%(150만주), 3.35%(130만주)씩 16.21%(62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LG패션에 대해서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67명) 지분(32.88%․961만주) 중 각각 9.00%(263만주), 3.87%(113만주), 3.35%(98만주)씩 16.21%(474만주)를 갖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대량매매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대주주간 지분거래일 개연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