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가 3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KS규격의 모바일카드 발급 원천기술(소스코드)을 무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과 증권사 등 국내 금융사들이 BC카드가 개발한 소스코드로 모바일카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BC카드측에서는 정부의 핀테크 산업 육성에 발맞춰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매년 글로벌 카드사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1000억원이 넘는 로열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BC카드가 주도하고 있는 '유심형 모바일 카드' 진영이 '앱 카드' 진영에 밀리면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모바일카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자사가 보유한 기술규격과 자산, 운영 노하우 등 모바일카드 운영 원천기술을 공개하기로 했다.
BC카드가 공개하기로 한 소스코드는 5년간 3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모바일카드의 발급과 결제에 이르는 과정을 규격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술이다. BC카드의 소스코드 공개로 국내 카드사는 물론 은행과 증권사 등은 별도의 개발 과정과 로열티 등 추가비용 없이 모바일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BC카드 관계자는 소스코드 공개 배경에 대해 "카드사들의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신생 스타트업 기업과의 상생 협력으로 다양한 신규 사업이 등장할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카드 가운데 60∼70%는 비자, 마스타 등 국제 브랜드에 연평균 1414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어 로열티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BC카드가 모바일카드 발급 소스코드를 공개하자 카드업계에서는 '모바일 카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은 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카드 등이 내세우는 앱 카드 방식과 BC, 하나, 우리카드 등이 주력하고 있는 '유심형 모바일 카드'로 나뉘어 있다.
현재 실적으로는 결제금액이나 발급장수 등에서 앱카드가 압도하는 모습이다.지난해 말 앱카드의 발급수와 취급액은 각각 1210만7000장, 6조119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심형 모바일 카드의 경우 지난해 252만7000장이 발급돼 앱 카드에 판정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BC카드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유심카드가 앱카드에 밀리는 모습이기 때문에 유심카드의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것 아닌가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심형 모바일카드의 경우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을 늘려 결제망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앱카드의 경우에는 앱카드는 기존에 발급받은 플라스틱카드를 스마트폰 앱에 등록만하면 앱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유심형 모바일카드의 경우 유심칩에 카드를 내려 받아 한차례 본인 인증만 거치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단말기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