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업 대상이 현지 교민과 한국 기업들에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지 정부기관 및 대형 금융회사와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투자대상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2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은행의 신흥국 진출전략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은행이 거둔 해외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별로 1~7%에 불과하다.
은행별로는 외환은행이 7%로 가장 가장 높고 신한(5.8%), 우리(3.7%), 하나(1.8%), KB국민(1.1%)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일본 은행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30%에 달한다. 호주 은행들도 영국, 미국, 아시아지역에서 연수익의 16~17%를 벌어들이고 있다.
해외 은행들의 경우 유가증권 투자 등 자본시장 업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은행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해외부문 총자산은 2010년 564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73억3000만 달러로 54.7% 늘었다. 예금(85억3000만 달러)과 대출(126억3000만 달러)이 늘어난 덕이다.
그런데 같은기간 총자산 중 유가증권 규모는 54억5000만 달러에서 50억8000만 달러로 오히려 6.8% 줄어들었다. 해외부문 순영업이익 중 유가증권 투자로 발생한 이익은 2000만 달러(1.0%)에 불과했다.
주윤신 수석연구원은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은행들은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부 전문가를 유치하는 등 해외 유가증권 운용 및 발행 업무와 관련된 우수인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지 정부기관 및 대형 금융회사와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투자대상 발굴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