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군산CC 오픈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대회였다. 2년 만에 같은 대회, 같은 코스에서 우승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슬럼프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전북 군산CC는 새롭게 느껴졌다. 아마추어 신분이던 2년 전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시절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 특별히 주변을 의식하거나 부담되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는 시선이 많았다. 대회마다 많은 상금이 걸려 있고, 스폰서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항상 ‘더 잘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그래서인지 프로 데뷔 이후 자신감을 갖기가 쉽지는 않았다. 이전의 내 모습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도 컸을 듯하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이라는 고배까지 마셨다. 아시안게임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무대였기에 충격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프로 데뷔 첫 우승과 신인왕이다. 첫 우승은 달성했으니 이제 남은 건 신인왕이다. 지난해는 스스로 얼마나 부족한 게 많은지를 깨달은 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약점이던 퍼팅을 보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프로 무대와 신인왕이라는 동기 부여는 나에게 큰 힘이 됐다. 이제는 약점이던 퍼팅이 오히려 강점이 될 만큼 달라진 나를 느낀다. 현재 상금순위 2위(2억2654만원), 발렌타인 포인트 1위(1645), 평균타수 1위(70.250)로 성적도 나무랄 데가 없다.
하반기에도 큰 대회가 많다. 매일 무더위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큰 영광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지난해 힘든 기억은 전부 원숙한 플레이로 녹아들었다. 지금 나를 움직이는 건 끊임없는 동기부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