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신한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 1조원대를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KB금융은 1조원대에 육박하며 신한금융을 바짝 추격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매진한 하나금융도 7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주로 예대 마진 차이를 의미하는 순이자마진(NIM)이 저금리 기조 여파로 작년 동기보다0.13~0.18%포인트 줄어들었지만 비이자이익 증가로 금융지주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보다 늘었다.
26일 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보다 13%(1조1360억원) 늘어난 1조2841억원이 순이익을 올렸다. 2010년 부터 6년 연속으로 상반기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4000억원대인 것으로 예상돼 올 상반기에 순이익 1조원을 넘긴 지주는 신한금융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은 79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8419억원)보다 6.1% 줄었지만, 카드·금융투자 등 계열사 순이익이 늘었다. 이에 따라 비은행의 순이익 기여도는 작년 35%에서 올해 43%로 증가했다.
KB금융은 작년 동기(7515억원)보다 25.7% 늘어난 9446억원의 순이익을 올 상반기에 달성했다.
1위 신한금융과는 3395억원의 격차를 보여 지난해(3845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투입된 자본에 대해 거둔 수익을 의미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3%로, 신한금융(9.0%)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일회성 이익과 비용을 고려하면 셈법이 조금 달라진다. KB금융은 올 상반기에 법인세 환급으로 1803억원의 이익이, 희망퇴직으로 3454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를 고려할 때 두 은행의 실질적 격차는 올 상반기 1744억원 정도가 된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작업으로 어수선했던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중 74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작년보다 22.7%(1384억원) 늘어난 것이다.
수수료 이익은 신탁보수, 증권수탁 수수료·인수자문 수수료 등의 고른 증가에 힘입어 작년 동기보다 12.6% 늘었다. 매매평가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104%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은 전체적으로 13~25% 증가했으나 주력계열사인 은행들의 순이익 실적은 엇갈렸다.
신한은행은 작년보다 6.1% 줄었고 하나은행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0.7% 증가)을 유지했다. 국민은행은 37.2% 증가했고, 농협은행은 무려 150%(1799억원)나 급증했다.